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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쏘울푸드

by 마루날 201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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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몇 가지 사소한 일에 대해서는 우유부단한 모습이 있습니다. 내 결정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아닌지, 이 결정때문에 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는지 등과 같은 생각이 많아지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선호를 (강하게)주장하지 못해서 먹기 싫거나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소하지만 자주 묻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와 같은 질문에는 미리 답을 만들어놓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면 '된장찌게'라고 답을 합니다. 어머니가 어렸을때 부터 제가 잘 먹었다는 얘기를 하셔서 스스로 '아 내가 좋아하나보다'하는 생각을 합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어렸을때 먹었던 음식중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콩가루에 비빈 밥'이라고 답합니다. 울산에 살때 여름인 것 같은데, 어머니가 점심때 저와 동생에게 콩가루에 밥을 비벼서 주신적이 있는데, 별다른 반찬없이 먹었던 '콩가루에 비빈 밥'의 그 고소함과 퍽퍽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밥을 떠올릴때면 울산에 살던 집과 동생과 뛰어놀던 동네 그리고 겨울에 담벼락에 붙어서 햇볕을 쬐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 음식을 먹거나 먹던 기억을 떠올리면 특정한 경험과 기억이 반복되어 나게 되는 음식을 '쏘울푸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소울푸드는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이자 '살아갈 힘을 주는 맛, 상처난 마음을 다독이는 맛'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여러 유명한 분들의 쏘울푸드에 대한 글을 모은 책입니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 보면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는 일본 사람들의 쏘울푸드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사실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부산 사람들에게 '돼지국밥'처럼 고향이 생각나고 그 음식을 먹던 시절이 생각나고 함께 먹던 사람들이 생각나게 만드는 음식이라면 우리들 사람수 만큼 다양한 '쏘울푸드'가 있을 겁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쏘울푸드도 된장찌게나 수제비같은 음식뿐만 아니라 햄버거나 피자, 라면 등과 같은 예상밖의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블로그가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주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이 음식, 영화, 여행 등과 같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쓰기때문입니다. 설령 자신과 취향과 선호가 다르다해도 블로거 자신이 경험한 음식, 영화, 여행지에 대한 경험과 관련된 이야기는 쉽게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는 단지 음식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음식과 얽혀있는 저자들의 경험이 결합된 이야기야서 더 재미있고 빠져들게 합니다..

여러분에게 침이 한가득, 추억이 가슴 가득 고이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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