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을 좋아하시나요?
저희 가족은 어머니와 동생은 면을 좋아하고 저와 아버지는 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결혼하기 전에 결혼 상대자의 조건 중 하나가 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직업 관계로 한때는 토요일 점심이면 꼭 밀가루 음식을 먹어야 했습니다. 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버지때문에 어머니는 고심해서 토요일 점심에 먹을 밀가루 음식으로 면으로 된 요리를 하셨습니다.
제일 많이 먹었던 것은 비빔 국수, 국수(보통 잔치국수라고 부르는) 그리고 가끔 어머니가 직접 춘장으로 만드신 짜장을 얹은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물론 어머니와 동생은 면요리는 모두 좋아했습니다만 칼국수를 안 먹는 것때문에 조금은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먹는 언니'라는 닉을 가지고 있는 음식 관련 파워블로거이신 홍난영 님이 직접 책에서 소개된 음식점에 가서 면요리를 먹고 쓰신 책입니다.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부분은 첫번째로는 음식 중에 특별히 면요리에 특화된 책이라는 겁니다. 두번째로는 저자 개인의 자료 조사에만 의지한 책이 아니라 트위터와 블로그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서 서울에서 가볼만한 면요리 집에 직접 발품을 팔아서 써내려간 책입니다.
서울 누들로드 - 홍난영 지음, 이진우 사진/북웨이 |
평소에 저자의 블로그인 먹는 언니의 Foodplay(http://www.foodsister.net/)를 구독하시거나 자주 찾아가셨던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느낄 수 있지만 평소 블로그에서 보여주었던 쫀득쫀득한 글솜씨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게됩니다. (잘 보시면 두 컷정도 저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면요리 식당들에 대해서 칭찬 일색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저자의 취향과 선호에 철저하게 맞추어 찾아간 식당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음식점에 가서도 대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취향에 맞춰서 먹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삼청동에 있는 북촌 칼국수를 서울에서 제일 괜찮은 면요리 가게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가보지를 못해서 가게 이름이 생뚱맞게 '황생가 칼국수'로 바뀌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저자의 생각으로는 상표출원 등의 이유로 그런 것 같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삼청동에 있는 가게가 쉽게(?) 가게 이름을 바꾼 것은 참 아쉬운 것 같습니다. (물론 유사상표로 흉내내는 가게들이 있어서 그랬겠지만...참 아쉽네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대부분의 가게를 면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가보지를 못했습니다만, 소셜미디어 및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 기업인 SCOTOSS (http://scotoss.com/)가 도산공원 근처리 이전하기전에 광화문에 있었을때 몇 번이나 그 앞을 지나갔던 메밀국수 전문점인 '미진'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본의 아니게 가볍게 읽으려고 산 책들 중에 음식관련 책들이 많았는데, 대부분의 책들이 맛집 가이드같은 컨셉이여서 가급적이면 객관적으로 음식점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는 책입니다. 왜냐하면 책을 읽고 나면 두가지 반응이 꼭 나올 것 같은데, 하나는 왜 이 집이 빠졌냐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왜 그 집이 들어갔느냐는 반응일 겁니다. 왜냐하면 철저하게 저자 자신의 취향과 선호에 맞춰서 찾아다니고 맛을 본 음식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사람들이 공감하고 반응하는 것은 블로그에 글을 올린 블로거의 취향, 선호에 관계없이 블로거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이기때문입니다. 이 책은 바로 음식 블로거인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저자의 취향과 선호에 맞추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블로그 글과 같기에 재미 있는 것 같습니다.
주말이면 오늘은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 서울사는 분들은 이 책을 보면서 한번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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