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스마트폰이나 책을 볼 때 가까이에 있는 것들이 잘 보이지 않고 해서, 작년 말에 병원에 갔더니 노안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책 볼때 쓸려고 하는 안경을 따로 맞추었다. 돋보기는 아니고 지금 끼고 있는 안경보다 도수를 조금 낮춰서 만들었더니 한결 편하다. 하지만, 안경을 이것 꼈다 저것 겼다 하기에는 아직 귀찮고 불편하다.
우연히 SBS 스페셜에서 <아저씨, 어쩌다 보니 개저씨>라는 제목의 다큐를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꼰대였는데, 요즘은 개저씨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SNS나 댓글에서 가끔 보이는 개저씨라는 말은 말 그대로 아저씨와 개를 합친 말인데, 보통 자신의 나이와 지위를 무기로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는 40대 중반 이상의 중년 남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출처 : SBS스페셜)
SBS스페셜에서 소개하는 개저씨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식당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반말을 한다.
□ 상대방을 잘 알기 위해 사생활을 묻는다.
□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가벼운 스킨십이나 성적 농담을 한다.
□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에게 폭언 또는 폭행을 했다.
□ 회식도 업무의 연장!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 직장후배에게 업무 외의 일을 시킨 적이 있다.
□ 자신의 가부장적인 생각이나 가치관을 주변에게 강요했다.
아니면 동아일보 기사에서 나왔던 체크리스트도 참고해서 내가 개저씨인지 살펴보자.
[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60203/76280059/1]
한마디로 나이, 지위, 경력 등의 기준에서 윗사람이 권위로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꼰대, 개저씨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4, 50대 남성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절을 맞이한 것 같다.
그들이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80년대 말 90년대 초는 군사독재 정권이 물러나고 문민정부가 시작된 시절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익숙했던 남성 위주, 가부장주의, 권위주의 등이 구시대의 없어져야 할 악습으로 여겨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의 4, 50대 남성들은 당시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조직이나 모임의 막내로서 젊은 시절을 보내다 보니, 그 윗세대의 모습을 보고 배웠기에 지금 와서 그 시절의 선배들, 상사들처럼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꼰대나 개저씨 소리를 듣기 쉽게 된 것 같다.
그럼 꼰대나 개저씨 소리 듣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개저씨가 되지 않기
이전 글 : 2014/03/03 - 꼰대가 되지 않기
1. 나이나 지위나 경력으로도 대우받으려 하지 말자
한국에서는 2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서열 정하기를 한다. 아마도 한국만의 이상한 규칙인데, 그만큼 여전히 한국 사회는 연공서열을 따지는 사회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빠른 80이라는 이상한 호칭도 있다.
대부분 나이 순으로 서열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다 보니, 일찍 학교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빠른을 붙이거나, 재수해서 97학번처럼 내가 보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려고 한다.
그만큼 나이가 벼슬이 되고 나이 먹은 나를 대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나이 값을 할 수 없다면, 나이 먹은 것이 유세 떨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나이 뿐만 아니라 지위나 경력을 가지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
2. '내가 다 해 봤는데, 나 때는 안 그랬어'라고 절대 말하지 말자
40대도 꺾어져서 현업에 있다 보면 대부분 20년 이상 굴렀던 사람들이다. 소위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었던 사람들인데, 젊은 사람들의 아이디어, 계획 등을 들어보면 그동안 수많은 케이스를 통해 만들어진 내 머릿속의 수식이 돌아가면서 답이 나온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고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나온 답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소위 컨텍스트가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원인이나 해결책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도 실수하고 헛발질하면서 그 시절을 지나왔으니 적어도 젊은 사람들의 도전을 지켜봐 주어야 한다.
3. 나는 소통을 잘 하고 있는가 돌아보자
얘기 좀 하자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내 얘기만 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녹음이라도 해서 들어볼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내가 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년 남성들이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수다스러워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지 내가 얼마나 과묵한데 생각한다면, 뭔가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그리고 소통의 스킬을 다시 익혀야 한다.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일을 시키는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충분히 설명하고 알아들을 때까지 이야기해줘도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영화 <인턴>을 보면 로버트 드니로가 70살의 인턴으로 나온다.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을 어떻게 젊을 사람들과 소통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제 더 나이 먹으면 밀려날 곳도 없을 만큼 나이가 든 것도 서러운데 젊은 사람들의 눈치까지 봐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나잇값을 하려면 그만큼 돌아보고 살펴보고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대 수명 80세 시대에 아직은 절반을 조금 지나왔을 뿐이다.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세상이 떠밀려가지 않으려면, 유연하게 그리고 힘을 가지고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
4, 50대 중년들이여 Bravo You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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