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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독후감]촐라체

by 마루날 2008.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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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함께 나누는 팀블로그 북스타일에 포스팅된 글입니다.]

촐라체 상세보기
박범신 지음 | 푸른숲 펴냄
가장 차갑고 가장 뜨거웠던 7일이 시작된다! 히말라야 산맥, 해발 6440m의 설산 촐라체에서 조난당한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산악소설. 2007년 8월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한 것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으로, 산악인 박정헌과 최강식, 두 사람이 2005년 봄 촐라체 등반에서 겪었던 조난과 생환의 실화를 모티브 삼아 쓴 작품이다. 소설은 아버지가 다른 형제 박상민, 하영교가 '죽음의 지대'인 촐라체 북벽

처음에 박범신 작가님이 온라인에서 소설을 연재한다고 해서, 촐라체를 ‘졸라체’로 읽었었다. ‘졸라체’라고 해서 인터넷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이나 인터넷에 관련된 소설을 쓰시나 보다 생각했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보려고 하지만, 소설은 거의 보지 않고, 더구나 인터넷에 연재되는 식객이나 바둑삼국지 같은 만화는 북 마크해놓고 열심히 봐도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소설은 나에게 생경했다.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 가서 박범신 작가님을 처음 보게 되었다.

저자강연회는 여러 번 갔었지만, 소설가는 처음 보는 거였다. 확실히 소설가는 이야기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흡입력 있는 말씀에 쉽게 빠져들었고, 졸라체가 아니고 촐라체라는 쿰바 히말라야에 있는 산을 오르는 이야기인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바로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을 했다.

촐라체는 해발 6440m의 쿰바 히말라야에 있는 봉우리이다. 박범신 작가님의 말씀으로는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해 베이스캠프까지 오르다 보면 중간에 보이는 봉우리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 http://blog.naver.com/wacho/60041140132]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인 백두산이 2744m이고,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 1950m인 점을 감안하면, 6440m 높이의 산을 한낱 봉우리라고 얘기할 만큼 히말라야에서 보면 촐라체는 높지 않다.

실제로 촐라체에 올랐다가 조난을 당하고 극적으로 생환한 산악인 박정헌과 최강식의 실화를 모티브로 해서 써 내려간 소설이어서, 책을 잡자 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산을 좋아해서 지리산 종주도 다니고 서울 근교의 산들을 즐겨 다닌다. TV에서 등산 관련 다큐멘터리를 하면 꼬박 꼬박 챙겨서 볼만큼 좋아한다.

그래서 히말라야에 트랙킹은 꼭 한번 다녀오고 싶은데, 3000m 이상부터는 고산병에 위험이 도사리는데다가 5500m이상은 평지에 비해서 공기가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실제로 트랙킹이라고 하나 쉽지 않다고 한다.

이 소설은 실제 있었던 일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그런지 몰라도 나의 경험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산을 오를 때 힘들었던 순간이나 기억들이 되살아 나면서 빠져들게 되었다.

나도 한때는 하나 밖에 없는 동생 놈과 엄청나게 싸워댔었기에 더욱 소설에 나오는 두 형제의 모습이 실감이 났었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과 사고에서 느껴지는 날것의 생생함이 한시도 책을 놓지 못하게 했었다.

과연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일을 끊었을까? 
다시 되돌아가서 배낭에서 물건을 꺼내올 수 있을까? 
더 이상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나를 포기할 수 있을까?

히말라야의 높은 산이라는 영적인 세계와 현실 세계가 구분되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과 관계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오가면서 결국 두 형제는 살아남는다.

물론 촐라체는 그들의 손가락 몇 개를 가져가지만……

오랜만에 읽어보는 소설이지만, 잘 만든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것 같은 감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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