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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슬라이드올로지(slide:ology)

by 마루날 201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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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15년이상 하다보면 누구나 필살기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에게 PT는 필살기이자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
 
누군가가 저에게 PT가 뭐냐고 물어보면, 저는 '자신의 논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문에서 저자가 '언어적인 표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구절을 보았을 때 이 책이 단번에 맘에 들었습니다. ^^

사실 우리나라에서 PT라고 하면 대부분 MS 파워포인트를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파워포인트를 발표를 위한 도구가 아닌 문서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PT라고 하면 우선 파워포인트를 띄워놓고 시작하는데요.

slide:ology 슬라이드 올로지 - 10점
낸시 두아르떼 지음, 서환수 옮김/한빛미디어

저자는  PT를 하기 위해서는  '정보수집 → 청중의 요구 파악 → 아이디어 → 밑그림/스토리보드 → 슬라이드 제작 → 리허설'의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PT를 만들때 비슷한 순서로 만들기때문에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는데요.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PT의 핵심은 '청중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다음과 같은 청중을 파악하는 7가지 질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 어떤 이들인가?
2) 왜 여기에 있는가?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지
3) 무슨 고민거리가 있는가?
4) 그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줄 것인가?
5) 그들이 무엇을 하길 원하는가?
6) 그들이 어떤 식으로 반박할까?
7)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청중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저자는 PT가 메시지, 화술, 시각스토리가 공존하는 생태계라고 표현합니다. 화술을 제외한다면, 좋은 메시지를 효과적인 시각스토리로 만드는 것이 PT의 전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메시지라고 하면 저자의 말처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3초 안에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겁니다. 저자는 포스트잇 등을 활용한 방법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해서 아이디어를 만들라고 하는데요.

저는 마인드맵을 활용해서 아이디어를 정리하는데, 처음에는 브래인스토밍 방식으로 마구 적어놓다가 그룹핑도 하고 논리의 흐름도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목차가 정해지고 목차별로 들어가야 하는 아이디어가 정리가 됩니다.

또한 메시지를 시각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다이어그램 사용방법, 데이터 제시방법, 디자인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디자인(시각요소, 배치, 움직임)인데요. 이중에서도 시각요소는 배경, 색상, 텍스트를 말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많이 신경쓰는 것이 시각요소인데, 레이아웃과 관련된 책이나 색상표를 가지고 있으면서 PT를 만들때 활용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가이가와사키의 10장의 슬라이드를 20분 내에 발표하되 모든 폰트는 30 포인트 이상으로 만들라는 10/20/30 법칙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청중은 슬라이드를 보거나 발표자의 이야기를 듣지 둘 다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우리나라의 PT는 텍스트가 많은 것이 특징이고 발표자들은 거의 PT를 읽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에는 스티브 잡스의 PT 영향으로 소위 젠 스타일의 PT가 사용되기도 합니다만, 청중들은 꼭 발표자료를 유인물로 받아가서 활용하기를 원하기에 대부분의 PT가 유인물처럼 만들어집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발표용 PT와 유인물용 PT를 별도로 만드는데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기에 (예를 들어서 배경화면만 해도 발표용 PT는 어두운 배경색을 사용하게 되는데, 유인물은 배경색 없이 만드는 것이 출력후에 보기 좋기에 버전이 각각 존재하게 됩니다.) 쉽지는 않지만 가급적이면 버전을 나누어서 만듭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오랜만에 PT에 대한 접근하는 방식이나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은 PT입문자들을 위한 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PT를 만들면서 한계를 느끼고 뭔가 듣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PT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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