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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시장경제의 법칙

by 마루날 2009.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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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을 읽는 순서는 머리말과 목차를 읽고 메모를 해서 전체적인 책의 흐름을 미리 파악합니다. 그리고 속독을 2~3회 합니다. 속독을 할 때마다 목차를 참고하면서 합니다. 그래야 이야기 흐름을 쫓아가면서도 속도를 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한번 읽을 때는 간단하게 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면서 속독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목차와 그어진 줄과 메모를 참고하면서 속독으로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빼먹으면 안 되는 일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자유시장과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야성적 충동>이라는 케인스 학파의 주장이 가득 실린 책을 읽었는데(2009/11/26 -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 이 책의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 연구소 소장이었던 이몬 버클리입니다.

시장경제의 법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이몬 버틀러 (시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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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제위기를 통해서 신자유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신자유주의가 신봉하는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니 왠지 이 극단에서 저 극단까지 가본 느낌이랄까요? 완벽한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결코 시장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부딪혀서 즐거웠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시장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장은 스스로 자원을 최적의 위치에 배치한다.
-  전문화가 빚어낸 엄청난 생산력
-  가격은 실시간 메시지 전달 시스템이다.
-  가격 통제가 시장을 망친다.
-  경쟁은 품질을 높인다.
-  시장은 인간의 심리를 반영한다.
-  시장경제는 인간의 본성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쟁’과 ‘인간의 본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저자는 시장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경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규제나 통제가 최소화되면 경쟁을 통한 자연스러운 자원과 노력의 분배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지금 현재 나타난 결과 중 하나는 자연스러운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입안되면서 정부의 규제는 악이며 반드시 뽑혀져야 하는 전봇대가 되면서 빈부의 격차는 더더욱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저자의 이 주장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Empire State Pigeon
Empire State Pigeon by ZeroOn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무엇보다 ‘경쟁’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은, ‘공정한 경쟁’인가 입니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고 부를 가지고 있는 주체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경쟁이라면 그것이 과연 경쟁인가 싶습니다. 지금의 현실은 결코 ‘공정하지 않은 경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또 하나 ‘인간의 본성’이라는 부분에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과연 경쟁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 선하게 작용할지 악하게 작용할지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부분입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너 죽고 나 살자’라는 극단의 ‘경쟁’이 현실인 시점에서 ‘인간의 본성’은 생존을 위해서 작용하게 되고 파괴적이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분명해 보입니다.

이 책 전에 읽은 <야성적 충동>을 읽고 이 책을 읽다 보니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사실은 몹시 헷갈립니다. 현재 경제 위기 상황을 불러온 것을 보니 신자유주의는 안 좋은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시장을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것도 적절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 머릿속에 남는 생각은 부모는 아이가 자유롭게 자라도록 하면서도 아이가 자신의 욕구대로 행동하는 것을 적절히 통제하듯이 지금 필요한 것은 부모 같은 역할이 시장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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