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나 뛰어난 업적을 남긴 분이 돌아가시고 나면 그분의 유족들이 자주 하는 말이 "돌아가신 분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표현입니다. 이는 고인의 마지막 뜻, 유언, 가치관, 원칙 등을 계승하여 그 의지를 실현하거나 존중하고 지키려는 의도를 나타냅니다.
고인이 생전에 소중히 여겼던 사상, 목표, 소망 등을 후손들이 이어가며 그 뜻을 살리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유지를 받는 행위는 단순히 고인의 말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고인이 추구했던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계승하고 확산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녹나무의 파수꾼"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주인공 레이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레이토는 고아이자 무직으로, 절도죄로 인해 유치장에 수감된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에게 변호사를 제공하며 감옥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대신,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요구하는 제안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 임무는 그의 알지 못했던 이모로부터 주어지며, 그것은 바로 '월향신사'의 영험한 '녹나무'를 지키는 일입니다.
이 소설은 레이토가 이 녹나무를 지키면서 겪는 다양한 사건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특히, 여대생 유미와의 만남은 이야기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합니다. 유미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 녹나무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려고 하며, 레이토는 호기심과 우연한 상황에서 그녀와 협력하게 됩니다.
[아직 소설을 읽지 않으신 분은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돌아가신 분의 유지를 받는 행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작품에서 '녹나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기원을 드리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사건의 진실에 점점 다가가는 열쇠가 됩니다. 레이토는 녹나무에 기원을 드리러 오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며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고인의 유지를 받든다는 말이 일본에서도 사용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고인의 유지를 받든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과 자주 뵙지 못하고 짧은 전화 통화만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녹나무가 있어서 부모님의 생각을 잘 이어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알고 싶지 않은 사실까지 알게 될 수 있지만요)
전반적으로, "녹나무의 파수꾼"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특유의 빠른 호흡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또한, 작가의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인물 묘사가 잘 결합된 작품으로,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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