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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야후+MS > 구글...과연 그럴까?

by 마루날 200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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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와 MS의 검색제휴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 것 만큼 놀랍지는 않다. 뭐 몇 년째 MS가 야후를 탐내왔기 때문에 예상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보도자료를 통해서 공개된 양사간의 합의사항은 어째 MS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것 같다.
Finger to MS
Finger to MS by nicubunu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이런 격한 반응을 하는 사람도 있다. 왜 M$가 미우니까...)

MS와 야후의 제휴내역을 블로거 와이엇님이 잘 정리해 놓으셨는데, 살펴보면

  1. 양사의 검색 제휴 기간은 10년입니다.
  2. MS는 10년간 야후의 핵심 검색 기술에 대한 독점적인 라이센스를 가지며 야후 검색 기술을 MS의 웹 검색 플랫폼에 통합할 수 있다.
  3. MS의 빙은 야후의 사이트들에 독점적인 알고리즘 검색과 유료 검색 플랫폼이 된다.
  4. 야후의 기술과 데이터는 디스플레이 광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검색 외 야후의 다른 사업에 계속 사용한다.
  5. 야후는 양사의 독점적인 전세계 프리미엄 검색 광고 판매망이 된다.
  6. 양사의 셀프 서비스 광고는 MS의 AdCenter 플랫폼을 사용하며, 모든 검색 광고 가격은 AdCenter의 자동화 경매 프로세스에 의해 정해진다.
  7. 양사는 각자 자신의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과 판매 조직을 유지한다.
  8. 야후는 야후의 UX 및 검색 UX를 MS의 기술을 통해 혁신한다.
  9. MS는 야후가 소유하고 있거나 협력하고 있는 야후 네트워크를 통해 생기는 트래픽 수익금 배분을 통해 야후에게 보상한다.
  10. MS는 초기 5년 동안 야후 네트워크를 통한 검색 수익의 88%를 야후에게 제공한다.
  11. 야후는 현재의 검색 관련 협력사들과 계속 연합한다.
  12. MS는 처음 18개월 동안 각국의 야후 네트워크에게 검색당 수익을 보장한다.

[출처 : MS, 야후와 검색 제휴 성사, 구글과 검색 전쟁 2라운드 (업데이트)]

한마디로 MS의 검색엔진과 검색광고시스템을 야후가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정보의 홍수를 넘어서서 한 사람이 인간의 뇌와 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는 정보의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은 세상이기에 그 무엇보다 정보를 제대로 찾아줄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소중한 세상이다.

웹에서 정보를 잘 찾아주기 위해서 검색엔진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많은 리소스와 인프라가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한 일인데, 안타깝게도 MS에는 숙련되고 뛰어난 개발자들이 많지만, 검색엔진만을 놓고 보자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고민이 깊어질 때에 야후는 MS에게 있어서 매우 관심이 가고 갖고 싶은 물건일 수 밖에 없는데, 감사하게도 검색엔진과 관련된 부분만 이렇게 장기적으로(인터넷 비즈니스에서 10년이라는 얘기는 거의 무한대라고 봐도 될 기간이다)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MS에게 너무나 고마운 계약인 것이다.


검색만 보자면 찻잔 속의 태풍

이번 딜에 대해서 검색측면에서만 보자면 찻잔 속에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 기관 컴스코어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검색엔진 시장에서 야후와 MS는 각각 20%와 8%를 차지하지만 구글(65%)에 비해선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보를 찾는 행위자체만 놓고 보자면, 대부분의 검색엔진 사용자들은 2~3개의 검색엔진을 함께 사용한다. 구글과 야후 또는 구글과 MS를 같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새로운 검색엔진이 나와도 검색 대 검색으로 붙어서 구글에 대해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여줄 수 없다면 1위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얼마 전에 MS가 야심 차게 꺼내놓은 빙은 예상과 달리 구글의 점유율도 야금, 야후의 점유율도 야금 먹은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구글에 비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야후에 비해서는 확실히 검색결과가 쓸만하다고 사용자들은 느끼는 것이다.

이번에 MS와 야후에 검색을 제휴하면 결국 구글과 MS+야후를 함께 사용하는 결과가 되니까 모르긴 몰라도 구글의 검색점유율이 도리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놓고 보자면 초대형 태풍

MS의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딜은 MS에게 날개를 달아준 형국이다. MS는 SW시장에서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앞으로 모든 SW가 네트워크와 모바일로 결합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되기에 MS에게 부족했던 네트워크와 관련된 역량을 더 쌓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이번에는 검색과 관련된 제휴에 불과하지만, 야후에는 검색 말고도 유용하고 많은 사용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서비스와 컨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널린 곶감 쏙쏙 빼먹듯이 MS가 야후의 자양분을 흡수한다면 제대로 구글과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구글이 노력하고 있지만, 개별 서비스의 완성도를 놓고 보자면 솔직히 MS와는 경쟁이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MS가 하나 둘 인터넷 비즈니스를 제대로 익히고 경험하면서 경쟁하기 시작하면 구글의 내일도 절대 보장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영원한 1등이란 없고 무엇보다 불구경과 함께 가장 재미있는 것이 싸움 구경인데, 앞으로 구글과 MS가 어떤 싸움을 벌릴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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